코로나를 지나, 드디어 찾아온 봄
기나긴 코로나 투병을 마치고, 친구와 만나는 첫 공식 스케줄을 가졌다. 코로나19 오미크론의 위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사실 전통적인 감기몸살보다는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회복 속도가 굉장히 더딘 것이 꽤나 피곤하다. 일주일을 꼬박 집에만 처박혀있다가 처음 외출하는 기분이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것이 행복이구나 하고 깨닫는 과정과 같다.
소마드로잉카페 명동점에서 감각을 일깨우는 드로잉을 마치고는, 햇살을 즐기러 뷰 맛집인 몰또 MOLTO로 향했다. 봄꽃놀이 장소로도 손색없고, 크리스마스에도 화려한 불빛 장식으로 데이트 장소로 손꼽혔던 명동 성당 (혹은 명동 대성당). 봄의 따스한 햇살이 비추니, 겨울뿐만 아니라 봄에도 정말 멋진 건물이다. 그치, 작년 봄 벚꽃이 만개할 때 이곳을 걸었던걸 생각하면 명동 성당은 4계절 내내 멋진 장소이지 싶다.
명동에 이탈리아가 있다던데, 실화라니
몰또가 위치한 NH농협은행 건물 3층 테라스. 카페가 어딨어..? 싶지만 1층에 안내판을 따라 계단을 걸어 올라오면!
명동에 이탈리아가 있다던게 트루였다.
포토존은 못 참지. 그치만 포근한 날씨와 화려한 뷰에 감탄하기도 잠시. 얼른 자리를 맡아야 했다. 그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로마도 유럽여행도 식후경일세.
루프탑 좌석의 전경은 이렇다. 대부분 좌석이 다 명동 성당을 직접 볼 수 있는 좌석. 계절이 아직 추워서인지 겨울에도 야외 좌석에 착석할 수 있도록 난로가 가동되고 있었다. 쭉 둘러보다 4층에 눈길이 갔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 반대하는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창 밖을 향하는 사람들의 손바닥이 무언가 살려달라는 절규처럼 느껴져 안타까웠다.
카운터 전경과 메뉴판. 빨간색 메뉴판은 카운터에서 볼 수 있는 메뉴판이고 우측 하얀 메뉴판은 대기줄 쪽에서 볼 수 있는 메뉴판이다. 이탈리아라는 특징을 살렸는지 부르스게따 bruschetta 메뉴가 있는 게 특이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다. (...) 하지만 식사를 하고 왔기에 우린 티라미스로 달렸다.
이탈리아 뷰도 식후경
주문한 카페 살레(caffe sale, 3,800원) 와 카페 마로끼노(caffe marocchino, 4,200원), 티라미수(Tiramisu, 8,000원). 에스프레소 바 답게 에스프레소의 가격은 부담이 없는 게 특징이었다. 아메리카노는 5,500원으로 부담이 올라간다. 티라미스도 타 카페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이탈리아 프리미엄이 붙었으니 일단은 감수하겠습니다...
왼쪽이 카페 살레. 소금이 올라가서 단짠단짠인데, 너무 맛있다 나의 최애메뉴.. 양이 1샷이라 적은 것만 빼고는 최고다. 카페 살레는 에스프레소와 크림, 소금으로 구성된다. 카페 마로끼노는 에스프레소와 우유 폼, 코코아 파우더로 만들어졌다.
달지 않아 아주 좋았던 티라미스.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쓴 티가 난다. 8천원이니까. (끄덕)
MOLTO의 주 전경 뷰와, 오른쪽은 포토존 중 하나. MOLTO 간판과 뒷쪽의 벽돌 건물이 어우러지며 이국적인 경관을 만든다. MOLTO는 흡사 VOLVO 같아 보이기도 한다.
총평
잠시나마 틈을 내 봄을 즐기기에 너무 제격이었던 장소. 해외여행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훌륭한 스팟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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