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설동역 맛집, 신수제만두 (신설동역 맛집, 킹수제만두)
신설동역 근방에는 맛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간판 격인 식당이 몇 개 있다. 그동안 신설동역 맛집으로 육전식당만 알고 있었다면, 이제는 킹수제만두도 알아둘 차례다. (다만 중국음식 특성상 개취를 탈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둔다.) 이곳은 오세득 쉐프(셰프)의 유튜브 채널 분식오맛카세에도 소개된 적이 있고, 과거 생방송투데이에 북경식 수제만두로도 소개된 적이 있는 곳이다.
그동안 킹수제만에 매번 가려고 시도만 했다가 영업시간이 9시까지인걸 몰라서 번번이 실패했었으나, 오늘은 영업시간을 맞추어서 잘 도착했다. (영업시간이 네이버지도 기준 일요일이 정기휴무라 되어있으나, 일요일 방문했으니 일요일에 가는 사람은 가기 전 전화해서 문의해보자.) 소박해 보이는 킹수제만두 가게. 김밥집 아니야? 싶었으나, 자리를 King마라훠궈로 안내해주셨다. 같은 사장님이 하는 가게인 것이다. 킹마라훠궈 가게가 더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깔끔한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메뉴는 태블릿을 통해 두 가게의 메뉴가 공유되고 있음)
메뉴 소개 : 생각보다 푸짐한 양, 적게 시켜도 배부르다.
우리는 2명인지라, 마파두부덮밥(11,000원)에 고기새우군만두(11,000원)와 만두국(10,000원)을 주문했다. 2명이서 먹기에 적당한 메뉴 구성. 도합 3.2만원 정도다. 다만 이때는 이게 우리의 욕심이란 걸 몰랐으니! 전부 다 놓고 보니 거하게 한상이 차려진다. 양도 어느 하나 적은 게 없다. 생각보다 고기새우군만두의 양이 많아서(12개), 결국에는 만둣국을 조금 남기게 되었다. 만둣국에도 면사리가 들어가는데 이게 또 양이 어마 무시하다. 떡사리도 들어간다. (근데 떡사리 마파두부에 넣었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갑자기 제안하기.) 다음번에는 마파두부와 만두 혹은 꿔바로우로 2개 메뉴만 주문해야겠다.
마파두부는 예전 피렌체 여행의 중식당에서 먹었던 인상적인 마파두부가 떠올랐다. (맛있다는 뜻이다.) 마파와 마라의 균형이 탁월하다. '마'한 맛과 '라'한 맛을 모두 고루고루 갖춘 맛이다. 마라샹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얼얼함을 사랑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맛의 전체적인 균형은 해치지 않고 있다.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다. 그러면서도 두부는 찌개 두부인지 무엇인지, 왜 이리 부드러운지. 술술 넘어간다. 거기에 청양고추도 들어간 건지 묘한 한국식 매콤함이 더해진다.
고기새우군만두는 이름처럼 만두소에 고기와 새우가 모두 들어가 있다(한국사람들 좋아하는 조합). 빙화만두 스타일 군만두로, 만두 한쪽을 굽다가 전분물을 부어 익혀 뒤집어 내어놓는 군만두이다. 그렇게 내놓으면 저렇게 눈꽃 모양이 만들어진다고 하여 빙화만두로 불리고 있다. 만두는 푸짐한 12개로, 바삭바삭한 맛과 촉촉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만두는 기대에 비해 비교적 아쉬웠다. 그것은 내가 중국음식 특유의 향신료를 잘 못 견디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중국 현지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한국식 만두가 더 취향에 맞는 모양이다(...).
만두국 또한 중국식의 만두국이라, 국물이 안타깝게도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 나는 한국식 만둣국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 근데 양은 어마무시 많아서, 저 깊은 국수 그릇 높이에 면이 가득 찬다. 거기에 만두도 4-6개 들어가서 양도 푸짐한데, 떡까지 들어간다.
만두 먹으러 갔다가 마파두부에 반하고 오는 곳
만두는 개취 관계상 그다지 다시 먹고 싶지는 않지만(먹고 속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참기 힘든), 마파두부는 너무 맛이 좋았다. 다만 얼얼한 마라음식 특성상 소화가 어려운 사람들은 필자처럼 다음날 화장실에서 조금 괴로울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하도록 하자.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시 먹고픈 마음이 있는 마파두부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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